“여긴 걸으면 감동이다”… 강릉 해안 따라 걷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기암괴석과 초록빛 동해를 끼고 걷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강릉의 숨은 해안 보석입니다. 부채처럼 펼쳐진 풍경과 지질의 신비, 전설까지 어우러진 걷기 코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백만 년 지질의 흔적 위를 걷는 경험은 단순한 산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동해의 절경과 과거 군사 경계로 막혔던 땅이 품은 사연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이 길은 정동항에서 심곡항까지 이어지는 약 3.01km의 해안 탐방로로, 바다와 나란히 걷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전 구간이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해안 절벽과 맞닿은 길 아래로는 동해 특유의 푸른 파도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합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단순한 풍경 이상의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정동심곡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왕의 거처였던 경복궁에서 정동쪽 방향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으며, ‘심곡’은 골짜기 속 숨은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부채길이라는 명칭은 실제 해안선과 산세가 부채처럼 펼쳐진 지형에서 유래했으며,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은 걷는 내내 ‘지구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 200만~250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바닷속이 육지로 드러난 해안 단구 위를 걷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합니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땅이 과거에는 해저였다는 사실은 탐방객들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탐방로 곳곳에는 이야기를 담은 명소들도 줄지어 있습니다. 투구바위는 고려 명장 강감찬 장군이 동해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남긴 바위로 전해지며, 몽돌해변은 바닷물이 자갈 사이를 흐르며 내는 소리로 감성을 자극합니다. 특히 일출 시간에 맞춰 걷는다면 붉게 물든 동해의 아침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은 이전에는 군사 정찰로로만 사용되었지만, 일반에 개방되면서 더욱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전체 왕복 약 6km, 평균 소요 시간은 약 3시간이며,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이용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4시 30분까지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단, 기상 상황이나 군사 작전으로 인한 임시 폐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입장료는 일반 5,000원, 청소년 및 군인은 4,000원, 어린이와 노인 요금은 3,000원입니다. 단체 방문 시에는 소폭 할인된 요금이 적용됩니다. 또한, 버스 60대, 승용차 2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주차 공간도 갖추고 있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자연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역사와 전설, 지질학적 의미까지 담고 있는 길입니다.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지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이야기를 함께 걷는 것입니다. 동해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이 길 위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출처= 한국관광콘텐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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